그릇된 인간의 그릇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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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체육 수업을 넣었다.

댄스스포츠.

예전부터 호평은 듣고 있었는데

지난 학기에 선배 한 분이 듣고는 강력추천하셔서 요번에 넣게 되었다.

여러 사교 댄스를 가르쳐주는 수업인데...

배우는 재미는 둘째치고 중요한 건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춤이 남자 여자가 손을 잡고 추는 춤이라는 거다.

(얼쑤)

그러다보니 불쌍한 외로운 남녀 학부생들이 공공연한 흑심을 품고 수강하는 과목이 되었다.

물론 나도. 음하하.

오늘이 첫 시간이었다.

수업하는 동, 호수는 안 적혀있고 그냥 태권도장이라고

떡하니 적혀있어서 찾는데 좀 힘들었다.

근데 문이 닫혀있다.

강사가 늦게 오는 듯.

기다리고 있으니까 이우석 등장.

전과해 온 같은 학번 동기다.

"어 안녕 거기 문 닫혀있는데"

"헐킈 님도 이거 들음?"

"ㅇㅇ"

"뭐야 이우석 너도 ㅋㅋㅋ" (음흉한 웃음)

"아니야 -_-; 난 진짜 순수하게 댄스스포츠를 배우고 싶을 뿐이라구~!"

"솔직하지 못하군 ㅋㅋ 근데 왜케 남캐들이 많이 보임? 이거 들어갔는데 남자만 우글거리면 (...)"

"설마 ㅋㅋ"

강사가 오고 태권도장으로 입성.

역시 칙칙한 남캐들이 땀을 쏟으며 운동하는 공간이라 그런지 땀 냄새가.

고상하게 댄스를 추기는 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강사가 굉장히 재미있었다. 딱 명랑하고 웃기는 성격.

뻘쭘해하는 남녀들을 혼자서 다 이끌고 재미있는 분위기를 만들더라.

그냥 일상적인 손 뻗는 동작에서도 리듬감이 느껴지는 그런 사람.

여자. 나이는 30대 초반? 20대 후반?

걱정대로 남자가 좀 많았다. 5명 정도?

첫 시간인데 수업 풀로 다 했다.

파트너를 정해서 한다고 들었는데 첫 시간이라 그런지 계속 돌아가면서 파트너를

바꾸라고 하더라. 그래서 거기 있는 모든 아낙들과 손을 한 번씩 잡아볼 수 있었다.

(브라보)

웃긴 게 남자가 많아서 여자 파트를 맡는 남자가 몇 명 있을 수밖에 없었는데

이 사람들은 여자들보다 더더욱 남자를 경계하는 게 느껴졌다는 것.

남자가 손바닥을 위로 향하고 있으면 여자가 거기에 손을 얹어서 마주잡고 진행하는 부분이었다.

아무래도 초면인 사람들이니 뻘쭘. 그래도 여자들은 꽤 편안히 손을 얹더라.

반면 여자 파트를 맡은 남캐들은-_-; 정말 캐 뻣뻣.

손을 얹는 것도 아니고 가능하면 "손바닥이 닿은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실제론 안 닿은" 정도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것이 느껴졌다 (...)

나는 그래도 지나가는 몇 남캐들이랑만 잠시 있었던 건데 그 사람들은 한 바퀴 도는 내내

저렇게 캐 긴장한 상태로 더러운 인간 남캐들하고만 쎄쎄쎄를 했다는 말 아닌가.

강사가 여자들은 남자 파트하라고 시켜도 재미있어하면서 잘 하는데

남자들은 여자 파트하라고 시키면 싫어하면서 수업을 빼버리더라고 얘기 했었는데

정말 이 사람들은 다음 시간에 안 나올 것 같다 ㅋㅋㅋ

(솔직히 나 같아도 그러겠다 -_)

생각보다 땀이 많이 나더라. 난 그냥 휘적휘적하다가 끝날 줄 알았는데.

아직 여름 기운이 남아있기도 하고 뭐.

수업 끝나고 나오면서 우석이한테 너와 뜻을 같이 하겠다고 했다.

순수하게 댄스스포츠를 배우겠다는 의미.

아쉽게도 내 넋을 감아갈 만한 아낙은 없었다는 의미.

그래도 재미도 있고 나에게 너무나도 부족한 따뜻한 손길을 보충할 수 있어서 좋았다.

  1. 헨타이야메떼 2008.09.06 12:56 Modify Delete Reply # 어이쿠 순수하게....
  2. sylund 2008.09.06 14:00 Modify Delete Reply # 오~ 댄스스포츠 진짜 잘 넣었어!
    춤을 추다보면 진짜 즐겁달까? 그런게 있더라.

    그리고 댄스 슈즈 혹시 살테냐?
    지난학기에 지른거 하나 있다 사이즈가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꽤 좋은거에요
    Dish 2008.09.07 12:25 Modify Delete # 헛 255정도 신는데 괜찮을까요 ㅇㅅㅇa
  3. 飛烏 2008.09.06 23:51 Modify Delete Reply # 어디가 순수하냐 ㅋㅋㅋㅋㅋㅋ
    Dish 2008.09.07 12:26 Modify Delete # 헐 이제 순수해졌다니까요
  4. 꼬마 2008.09.10 02:38 Modify Delete Reply # "이제" 순수해진거면 .. 넋을 감아갈 만한 아낙이 없음을 파악하고 순수해지시기로 한건가요. 따뜻한 손길에 넋 놓진 마세요. 도망감미다.
    Dish 2008.09.12 13:26 Modify Delete # 그렇죠 (...)
    수업 시간에 잠깐 손 잡는 정도로 도망갈 것까진 ㅎㅎ
  5. 2008.09.10 09:58 Modify Delete Reply # 마리오 식의 순수라면 곤란하다고
    Dish 2008.09.10 23:58 Modify Delete # 훡유-_
  6. 오마이 2008.09.11 07:31 Modify Delete Reply # 풋풋하다~
    젊은 그대들,
    스포츠를 빙자한 공개석상에서 이성과의 살스침(skinship)의 풍경 . . .
    ㅋㅋ 실제 섹스보다 더 오싹하당(?)

    '내 넋을 감아갈 만한 아낙'
    표현 멋지당.
    흔히 내 넋을 앗아갔다, 할 때는 느껴지지 않던
    '넋'이라는 비실체가 명주실 타래 맹키로 감아 올려지듯 비주얼라이즈~

    여자역을 해야했던 뻘줌한 남자애들의 '거세 불안' 광경 재밋다.
    요즘 호리낭창해진 영대가 여자역에 아니 뽑혀서 다행.
    여자대학 다닌 오마이는 키크고 덩치큰 관계로 늘 남자만했쓰.
    '쏘셜 댄스' 시간에 상대 손을 받아서, 내가 끌고 다니는 남자역,
    흑, 그래서 소위 '부르스' 출라하면 남자 발 많이 밟았쓰.

    산같이 느껴지던 외할아버지,
    어린 오마이가 할아버지 발등에 발 올려 타고
    짧은 팔로 떨어질새라 그 풍성한 허리를 부여잡고
    완전 밀착해서 둥기둥기 했던 참 좋았던 순간이 떠오르네.

    넋을 감아갈 만한 아낙이 생기거든 배운거 다 무시하고
    완전밀착 포즈 함 해봐. 아낙이 아담 싸이즈라야 가능.
    Dish 2008.09.12 11:10 Modify Delete # 그거 어릴 때 엄마랑 몇 번 했었던 것 같은데.
    요즘 방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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