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인간의 그릇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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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강원에게

2008.08.02 14:57

원래 서울대 올 정도면 보통 그런 걸 즐기니까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넌 (아마도) 자발적으로 경쟁에 참여했을 거야. 그리고 경쟁에서 많은 승리를 거두었겠지.

그런데 선천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한 사람도 분명히 있고

스스로가 별로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경우도 많은데

부모, 혹은 주위 환경에 의해 강제로 참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단 말이야.

특목고가 아니라 일반계 고등학교 가보면 진짜 폭 넓은 스펙트럼의 학생들이 거기에 다 있다.

근데 학교에서 정해준 교과목 공부란 걸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지.

공부를 안 좋아해도 경쟁 자체를 즐기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이쪽도 많지 않아.

그래도 싫어해도 어쩔 수 없이 경쟁에 참여해야 해.

왜냐면 주위에서 압박을 주거든. 중고등학생이 다른 정보를 알기도 힘들고.

너가 있는 곳은 대한민국의 1%가 있는 공간이다.

내가 말하는 걸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겠군.

내가 보기엔 우리나라 학생들은 지금도 충분할 정도로 인간 대우 못 받고 있어.

그런데 교육감이라고 된 저 사람은 그 학생들을 더 옥죄려고 하는 사람이란 거지.

(같은 이유로 난 유키 선배 생각도 싫어함)

저 사람 선거 책자에 뭐라고 적혀 있었는 줄 알아?

"아이들의 미래만 생각하겠습니다!"

별 거 아닌, 널리 쓰이는 문구지만 난 저거 보자마자 딱 혐오감부터 들더라.

이런 걸 의도하고 쓴 건 아니었겠지만 난 여기에 주목해서 봤어.

미래만?

그래. 어른들이 보기엔 애들은 그냥 미래만 중요해 보이지?

지금 애들이 노는 건 말 그대로 그냥 애들 장난으로 보이고 하찮아보이지?

미래를 위해 아이들의 현재 따위

어떻게 희생당해도 아무렇지 않다는 거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인간은 현재를 사는 동물인데.

현재 없이 어떻게 미래가 있을 수 있지.

요즘 이런 사람들 많지.

대충 아무 대학 아무 과나 점수 맞춰서 들어와서 졸업하고 나서도 하고 싶은 게 없어서 방황하는 사람들.

우리 학교에도 많지.

나는 이렇게 된 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아이들의 현재를 희생시킨 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뭣도 모르고 시키는대로 입시 공부만 하다가 대학 왔는데 뭘 할 수 있겠어?

응.

그리고 아이들의 미래만 생각하시는 분이 교육감이 되었어.

나쁜 놈은 아닐 지 모르지.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지혜롭지 못한 사람" 정도?

근데 난 지혜롭지 못한 의사 결정으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도

나쁜 놈으로 보니까 나한테는 나쁜 놈임(?)

사실 저 사람 한 명이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많은 성인들이 문제지.

아무리 강남 산다고 해도 저런 생각을 할 수가 있나.

강남 사는 애들은 뭐 자기가 돈 많이 물려줄 거니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 이건가.

우리나라는 학부모들 생각부터 썩어 빠졌어.

이건 예전 세대부터 조금씩 잘못 되어 온 교육의 결과일지도 모르지.

여튼 니가 나중에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저런 사람이 될까봐 걱정되어서 글 적는다.

넌 나쁜 놈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강원 : 서울시 교육감 선거와 1%쯤 관련된 잡설에 트랙백.

  1. 강원 2008.08.02 19:01 Modify Delete Reply # 저는 어차피 현 상태에서도 학생들은 다 경쟁을 하고 있고, 그 와중에도 어찌어찌 잘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고, 게다가 이건 사회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이상 별반 달라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마치 "어떤 분이 교육감이 되면 학생들이 극한 경쟁에 몰려서 다 죽을 거고 어떤 분이 교육감이 되야 학생들이 하하호호 하면서 행복하게 살 것이다, 그러니 어떤 분을 안 찍으면 여러분들은 학생들에 대한 죄인이다."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냥 써 봤어요[...]
    저는 어떤 분도 어떤 분도 둘 다 별로 안 좋아하고, 서울 시민은 아니지만 설령 서울 시민이었다 하더라도 [2, 5] 사이에서 찍었을 것 같으니 영대형이 우려하는 만큼 나쁜 놈이 되지는 않을 듯..;;
    그나저나 자그마치 디슝님 블로그 타이틀에 이름을 올리다니 가문의 영광이네염 >ㅅ<
    Dish 2008.08.03 15:51 Modify Delete # 그냥 극단적인 글에 대한 반응이었다는 건가 ㅇㅅㅇ~
    여튼 블로그 첫 트랙백 축하하네(?)
  2. tokki7 2008.08.03 11:44 Modify Delete Reply # 1 ㅋㅋㅋ 영대 힘빠질듯;ㅋ
    강원 2008.08.03 15:54 Modify Delete # ㅋㅋㅋ 내가 진정한 승리자인듯[?]
  3. Ntopia 2008.08.03 16:21 Modify Delete Reply # 이걸 쓰고 MT출발하셨다거나 [..]
    Dish 2008.08.03 17:25 Modify Delete # ㅇㅇ 그랬지
  4. jsryu21 2008.08.03 22:58 Modify Delete Reply # 흠... 경쟁을 하기 시작하면 다른것을 구분하지 못해버리는 한 사람으로써

    경쟁은 싫...(아니 이건 그저 개인적인 생각이고 달리 주장하고 싶은 생각도 없뜸 ㅋ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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