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서울대 올 정도면 보통 그런 걸 즐기니까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넌 (아마도) 자발적으로 경쟁에 참여했을 거야. 그리고 경쟁에서 많은 승리를 거두었겠지.
그런데 선천적으로 경쟁력이 부족한 사람도 분명히 있고
스스로가 별로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경우도 많은데
부모, 혹은 주위 환경에 의해 강제로 참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단 말이야.
특목고가 아니라 일반계 고등학교 가보면 진짜 폭 넓은 스펙트럼의 학생들이 거기에 다 있다.
근데 학교에서 정해준 교과목 공부란 걸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지.
공부를 안 좋아해도 경쟁 자체를 즐기는 사람도 있긴 하지만 이쪽도 많지 않아.
그래도 싫어해도 어쩔 수 없이 경쟁에 참여해야 해.
왜냐면 주위에서 압박을 주거든. 중고등학생이 다른 정보를 알기도 힘들고.
너가 있는 곳은 대한민국의 1%가 있는 공간이다.
내가 말하는 걸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겠군.
내가 보기엔 우리나라 학생들은 지금도 충분할 정도로 인간 대우 못 받고 있어.
그런데 교육감이라고 된 저 사람은 그 학생들을 더 옥죄려고 하는 사람이란 거지.
(같은 이유로 난 유키 선배 생각도 싫어함)
저 사람 선거 책자에 뭐라고 적혀 있었는 줄 알아?
"아이들의 미래만 생각하겠습니다!"
별 거 아닌, 널리 쓰이는 문구지만 난 저거 보자마자 딱 혐오감부터 들더라.
이런 걸 의도하고 쓴 건 아니었겠지만 난 여기에 주목해서 봤어.
미래만?
그래. 어른들이 보기엔 애들은 그냥 미래만 중요해 보이지?
지금 애들이 노는 건 말 그대로 그냥 애들 장난으로 보이고 하찮아보이지?
미래를 위해 아이들의 현재 따위
어떻게 희생당해도 아무렇지 않다는 거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인간은 현재를 사는 동물인데.
현재 없이 어떻게 미래가 있을 수 있지.
요즘 이런 사람들 많지.
대충 아무 대학 아무 과나 점수 맞춰서 들어와서 졸업하고 나서도 하고 싶은 게 없어서 방황하는 사람들.
우리 학교에도 많지.
나는 이렇게 된 게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아이들의 현재를 희생시킨 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뭣도 모르고 시키는대로 입시 공부만 하다가 대학 왔는데 뭘 할 수 있겠어?
응.
그리고 아이들의 미래만 생각하시는 분이 교육감이 되었어.
나쁜 놈은 아닐 지 모르지. 객관적으로 말하자면 "지혜롭지 못한 사람" 정도?
근데 난 지혜롭지 못한 의사 결정으로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주는 사람도
나쁜 놈으로 보니까 나한테는 나쁜 놈임(?)
사실 저 사람 한 명이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많은 성인들이 문제지.
아무리 강남 산다고 해도 저런 생각을 할 수가 있나.
강남 사는 애들은 뭐 자기가 돈 많이 물려줄 거니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 이건가.
우리나라는 학부모들 생각부터 썩어 빠졌어.
이건 예전 세대부터 조금씩 잘못 되어 온 교육의 결과일지도 모르지.
여튼 니가 나중에 높은 자리에 올라가서 저런 사람이 될까봐 걱정되어서 글 적는다.
넌 나쁜 놈이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