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인간의 그릇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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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안 그러려고 경계하는 편인 것 같은데

살다보니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쪽 팔리는 일을 꼭 겪거나 하게 되더라.

아마 나 말고는 이 세상 누구도 기억하지 못하고 있겠지만,

나조차도 가아끔씩 상기 될만한 일을 겪을 때나 떠올리게 되는 일들이지만

이따금 그럴 때면 몸서리를 치며 고개를 휘젓는다.

때론 씁쓸한 표정으로 끝나기도, 때론 빙긋이 웃는 표정으로 끝나기도 하는데

아마 부끄러운 일도 종류가 있어서 그런 거겠지.

그런 일을 자주 하는 편이면 오히려 별로 기억도 안 할 것 같은데

점잖은 척 하다가 그러니 -_-;

... 기억이 너무 잘 난다.

어릴 때부터 나는 굉장히 부끄러움이 많고 내성적인 사람이었다.

어느 정도냐면 그냥 "부끄럽다."라는 말을 부끄러워서 못 할 정도?

어디 가게가서 뭐 달라고 말도 잘 못하고.

그래서 가능하면 부끄러운 짓을 안 하려고 노력하는 타입이 된 것 같은데...

생각해보니 저정도 부끄러움을 탔다는 건 꽤 부끄러운 기억이군 이거 -_-;;

여튼 지금은 좀 대범해진 것 같다.

더 이상 바보같이 말도 못한 채 가만히 서서

앞에 있는 사람이 내 생각을 알아주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앞장 서는 것도 그리 즐기지는 않지만 필요하다면 이제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나를 스쳐지나갔다.

물론 아직까지 내 곁에 있는 사람도 있고.

아닌 척 해도, 자기 주관 하나만으로 사는 척 해도

나 역시 다른 사람의, 외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근데 뭐랄까. 해가 갈수록 얼굴이 두꺼워지는 기분이다 (...)

요즘 가끔씩 부끄러운 기억이 날 때 드는 생각이 뭐냐면.

오히려 부끄러운 일이 더 많았으면 재미있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쪽 팔릴까봐 뒤로 한걸음 물러선 것.

다른 누군가 뭔가 해주길 기대하며 가만히 있었던 것.

그런 것 때문에 몸의 편함과 마음의 안정함을 얻었을 지 몰라도

재미있었을, 즐거울 수 있었을 수많은 기회를 놓친 건 아닐까?

그렇게 물러났을 때의 일들은 기억에 남아 있지도 않다.

쪽 팔은 일은 기억하지 ㅋㅋ

살아있다는 걸 선명하게 느끼고 싶어하고,

내가 있었다는 걸 세상에 빛으로든 상처로든 깊이 남기고 싶어하는 나이기에.

그래서. 어차피 다른 사람들은 금방 기억에서 잊을 거 크게 신경 쓸 것도 없고.

부끄러움이란 감정도 굉장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건데

그런 거에 연연하는 거 안 좋아하기도 하고.

남들이 뭐라고 해도 자기가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하면 진짜 부끄럽지 않은 일 아닌가?

부끄럽다는 건 어떤 행위를 한 주체가 느끼는 감정이니까 말야.

그래서 앞으로 쪽 팔 기회가 생기면 마음껏 팔아주기로 했다.

하하.

친할아버지는 내가 양반 기질이 있다고 좋아하셨지만

사실은 난봉꾼 기질도 꽤 있는 것 같다 -_-;

  1. spatialguy 2008.07.26 00:58 Modify Delete Reply # 아줌마가 되어간다.
    Dish 2008.07.26 01:01 Modify Delete # 크악 (...) 그래도 아저씨가 아니라 다행(?) ...이 아니라 아줌마나 아저씨나 이상하잖아욧!
  2. 2008.07.26 01:02 Modify Delete Reply # 나도 가끔 옛날에 한 일이 생각나면 얼굴이 확확 달아 오른다 -_-
    근데 이제는 그냥 광대가 되었는지 별로 부끄럽지도 않앙. 풋풋한 시절의 나가 그리워요
    Dish 2008.07.26 01:06 Modify Delete # ... 진짜 그냥 나이 들면서 자연스레 이렇게 되는 건가 -_-
    쿨럭.
  3. Ntopia 2008.07.26 01:48 Modify Delete Reply # 와..
    저도 좀 대범한 사람이 되고싶어요 ;ㅅ;
    Dish 2008.07.26 01:53 Modify Delete # 넌 이미 지금도 충분히 대범해 -_-;
    내숭쟁이.
  4. jsryu21 2008.07.27 13:07 Modify Delete Reply # 늙으셔서 응?
  5. MCP 2008.07.27 13:42 Modify Delete Reply #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6. 술취한해커 2008.07.29 10:22 Modify Delete Reply # 박피수술을 하세요
  7. 오마이 2008.07.29 11:35 Modify Delete Reply # 글쎄~ 얼굴 붉어지는 쪽팔림의 기억은 뭘까? 오마이가 기억하는 아기 영대의 추억은 눈물나게 하는 선량함인데 . .
    ex.1 돈 100원을 누이에게 자랑,
    '어디서 났서?'
    '응, 집에 오는 길에 중학교 형들이 다리를 벽에 펴고 그 밑으로 지나가면 100원준다해서 그 밑으로 걸어왔더니 주더라, (으기양양)'
    '이 바보야! 그거 너 놀리는거야!"
    " 씨이. 어차피 지나가야 되는 길인데 100원 벌믄 조찬아.'
    ex.2 유치원에서 돌아 온 영대, 머리카락 끝이 뻣뻣했다.
    '너 머리가 왜그래?'
    '애들이 양치질하면서 내 머리에 치약 무쳤어."
    '넌, 가만 있었어?'
    '아니! (의기양양) 물로 닦았어!"

    부그럽고 소심해서가 아니라 넘 선량해서 넘이 너를 해꼬지할 의도가 있다는 생각을 몬한게 아닐까? 본인 속에 그런 맴이 없었으니. 근데 이풍진세상에 우찌살꼬, 걱정했더만, 얼굴 두꺼워지기로 선택해서 다행이여. 그래봐야 타고난 선량함은 오데가겠냐만.
    Dish 2008.07.29 14:28 Modify Delete # -_-;;; 역시 난 좀 나빠질 필요가 있는 것 같아
  8. 꼬마 2008.07.31 06:49 Modify Delete Reply # ...왜 글은 안보이고 어머님의 리플만 눈에 보일까요..[..]
    Dish 2008.08.01 02:46 Modify Delete # ... 그러게요 이정도 충격은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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