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인간의 그릇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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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은 안 갔다.

... 특별히 보고 싶은 게 있을 것 같지 않아서리.

그리고 정말 괜찮은 볼만한 게 있으면 이미 인터넷이나 책 자료로 보지 않았을까!?

사실 이런 생각 때문에 나는 참 뭐 보러 여행다니는 걸 꺼려하는 게 있는 듯.

"볼만한 건 그냥 집에서도 다 찾아볼 수 있잖슴?" <- ...

브로드웨이 뮤지컬도 유명하다고 사람들은 막 보러 갔지만 안 갔다.

돈도 비싸고-_- 일단 영어잖아!

알아 들을 수가 업ㅂ어 흙흙...

그리고 뮤지컬은 아주 가끔 우연히 보면 되게 감명깊게 보고 그러긴 하는데

이상하게 내가 적극적으로 찾아서 보러 가게 되지는 않더라고.

미술관은 한군데 갔다.

유명하다지만 나는 뉴욕 가서야 알게 된 MoMA.

"Museum of Modern Art"의 약자인데 모던 아트라는 키워드에 끌렸다.

CG계에 몸 담고 있으니 마땅히 있을 관심.

근데 구경하는 게 쉽지 않았다.

첫 날은 가니까 줄이 너무 길어서 포기, 그 담 날 가니까 하필 쉬는 날-_-이라서 망.

결국 삼고초려해서야 들어가볼 수 있었다.

힘들게 들어간 것치고는 그닥 볼 게 없었다.

구구절절 사회 비판적 의미를 담은 작품, 키치 패션한 그림들, 실용 디자인 제품 등

이것저것 많긴 했는데 예쁘거나 멋있다는 느낌을 받은 건 별로 없었다.

직접 관심이 있는 미디어 아트 쪽은 작품이 아예 별로 없기도 했고...

왜 고등학교, 중학교 때 미술 시간에 반에서 각각이 만든 거 쭉 진열해놓는 경우가 있는데

전체적으론 그냥 그런 느낌이었다.

딱히 거기 있는 작품들의 특별한 점을 못 찾겠더라.

디자인 샵이랑 디자인 북 스토어가 모마에 붙어 있었는데 차라리 거기 더 볼 게 많았다.

디자인 샵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파는 관광지 특유의 조악한 제품들도 있긴 했지만

특이하게 생긴 쓸만해보이는 생활용품들도 많았다.

센트럴파크는 되게 컸다.

동서로 걸어서 횡단했는데 꽤 다리 아픔 ㅋ

인간들 막 수영복만 입고 잔디 밭에서 뒹굴거리고 있더군 -_-;

조깅하는 사람들이 많더라.

호수도 크고 나무도 우거지고...

과연 주위 집값이 비싸질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까마득히 높은 건물들이 우글우글거리는 바로 옆에 이런 큰 공원이 있는 것도 신기했다.

건물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심시티와 여타 매체들에서만 보던 화려한 고층 빌딩들의 향연을 직접 볼 수 있었다.

서울도 테헤란로나 중심부엔 빌딩 숲이 꽤 있지만

맨하탄의 그것에 비하면 초라하다.

하나만 서 있어도 크기에 압도될 것 같은 빌딩들이

우후죽순 솟아있는 모습은 경이로울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 타워라는 곳은 내부에 막 금칠을 해놨던데

문득 들어갔다가 그 건물 건립자인 도날드 트럼프를 봤다.

드라마에도 나오고 유명한 모양이었지만 난 그런 거 모르니

사람들이 우글우글 모여드는 모습과 연구실 누나의 들뜬 모습에

"엥 -_-? 저 사람 유명해요?" ...하는 심드렁한 반응만 보였다.

저 사람도 날 모를테니 굳이 내가 알 필요도 없겠지 (...)

테러로 박살난 WTC 자리에는 새로 건물을 올리고 있었으나

쳐 놓은 벽이 워낙 높아서 지어지는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높아서 거기서 야경을 구경하는 게

필수 관광 코스라고 하더라.

근데 워낙에 사람들이 많다고 하여 다른데가 없나 찾아보다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과 쌍벽을 이룬다는 롹펠러 센터라는 데가 있더라고.

트럼프 타워처럼 롹펠러라는 아저씨가 지은 건물인 것 같은데

이 아저씨는 돈이 더 많은지 건물 하나가 아니라

롹펠러라는 이름이 붙은 건물들로 단지를 만들어놨더라.

그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Top of the Rock"이란 이름을 붙이고

전망대로 개방하고 있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철조망 때문에 야경이 망가진다는 단점이 있는데에 비해

여긴 울타리가 유리로 되어 있어서 괜찮다는 좋은 점도 있었다.

저녁 되면 여기도 붐빌까봐 일찍 들어갔더니 한산했는데

너무 일찍 갔는지 해는 쨍쨍하고 심심했다 ㅋㅋ

서서히 해가 질 때부터 옥상에 나와서 구경하기 시작했다.

듣던대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을 마주 볼 수 있었다.

어두워지면서 조명들이 조금씩 켜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외벽에 조명을 쏘는 건물도 있더라.

나처럼 혼자 온, 빨간 안경을 쓴 백인 여학생이 옆에 있었는데

무서워서 말 걸어보진 못했다-_-

뉴욕의 더위가 적당히 수그러들고

검고 하얗고 붉은 것들로 도시가 가득 찰 때까지 구경했다.

지저분한 뉴욕의 거리와 여러 건물들의 옥상을 메우고 있는

에어컨 팬들이 잘 안 보이니 야경이 더 예뻐보였다.

인간이 세상에 가장 크게 남기고 갈 수 있는 흔적이라면

역시 이런 종류의 문명일 것이라 생각한다.

컴퓨터가 없었다면 나는 분명히 건축과나 기계과를 갔을 것이다.

△ HDR 구라 샷!

  1. D.A. 2010.01.20 Modify Delete Reply # 보고 있으면 눈이 아파지는 사진이군요. 이 블로그의 테마와 맞지 않으니 삭ㅈ...
    Dish 2010.01.20 Modify Delete # 아니 왜염.. 꼭 어두침침한 게 이 블로그의 테마는 아니라능
  2. rakhazel 2010.01.20 Modify Delete Reply # 사진 멋있네
    Dish 2010.01.20 Modify Delete # 우와 악플이 아니라니
  3. Narc52 2010.01.26 Modify Delete Reply # 낄낄 이런대도 돌아다니고말이지
    Dish 2010.01.29 Modify Delete # 너도 이제 민간인이 되었으니 좀 다녀보지 그래
  4. 오마이 2010.01.28 Modify Delete Reply # 아들, 딸 낳으면 건축가 시켜~
    신이 된 기분일듯.
    이 멋진 야경에 그대가 있던 롹펠러 빌딩에 빨간표시해보아~
    Dish 2010.01.29 Modify Delete # 불가능해...
    왜냐면 거기서 찍은 전경이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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