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인간의 그릇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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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본지 좀 됐는데 후기를 늦게 올리는 듯.

이틀만에 클리어 했다는 분도 있던데 나는 산 지 2주만에 끝냈다.

큰 느낌부터 말하자면.

요즘 게임 불감증이라 뭘 해도 재미가 없는 상태였는데...

이것은... 재미있었다!

아마 젤다 시리즈 중 아무거나 하나를 했어도 재미있다고는 느꼈을 것 같다.

하지만 NDS 젤다를 했기에 킹왕짱 재미가 있었다.

젤다의 전설에서 재미를 주는 요소는 굉장히 많이 있다.

그게 일반적으로 컴퓨터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방식의 재미에 비하면 콘솔 게임의 그것에 가까우며,

일반적으로 콘솔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방식의 재미에 비하면 NDS의 인터랙션에서 오는 그것에

가까웠기에 그런 익숙치 않은 느낌이 게임 불감증에 시달리고 있는 나에게 즐거움을 준 것 같다.

내가 한 게임의 9할 이상이 컴퓨터 게임이다 보니 이동네에서 하는 건

뭐든 식상해서 재미를 못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여튼 막상 젤다의 전설에 대해 설명하자니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데 ;

일단 게임을 하면서 든 느낌은 퍼즐을 푸는 느낌이었다.

이 놈의 장르를 보면 액션 어드벤쳐라고 적혀있다. 처음에 딱 보고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하나하나 따져보면 꽤 적절한 것 같다.

어드벤쳐에 "이야기에 따라 퍼즐을 풀면서 진행하는 형식" 의미가 있으니까.

어떤 캐릭터를 조정해 NPC랑 이야기하고 스토리라인에 따라 진행하는 형식은 RPG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사실상 요즘 RPG는 성장, 아이템 장비, 캐릭터 스테이더스 뭐 이런 의미가 강하게 들어가버려서

(Roll Playing Game이란 말에 안 어울리는데 왜 다들 이렇게 쓰는 거냐! -_)

RPG보단 어드벤쳐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링크(젤다의 전설 주인공, 초록색 꼬맹이)가 무기를 얻고 정령을 만나고 아이템을 얻으면서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게(캐릭터를 조정해서 할 수 있는 짓) 늘어나는 건 있지만

레벨 업도 없고 힘도 지능도 없다.

요즘 MMORPG가 재미없는 이유가 성장과 아이템을 너무 플레이의 중심에 놓아버려서

그런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개발사 입장에선 가장 손쉽게 플레이 타임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고 또 아직도

철 없는 게이머들은 노가다 마우스 클릭질을 좋아하기도 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겠지.

"이딴 짓 안 하고도 재미있는 건 만들 수 있다고!"라고 생각은(사실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젤다의 전설을 하면서 "오오 그래 바로 이거야!"라는 느낌이 딱 들더라.

현재 통용되는 RPG란 의미가 그렇고 어드벤쳐란 의미가 그런 것이라면 난 어드벤쳐 게임을 만들고 싶다.

젤다의 전설에선 던전을 깨더라도 이런 식이다. 들어가서 좀 헤매다보면 스위치가 나오고

통과할 수 없는 문이 나온다. 근데 스위치는 건들일 수 없는 위치에 있거나 스위치를 작동시켜도

문이 안 열린다.

좀 더 진행하다보면 "스위치는 어떤어떤 순서로 작동시켜야 한다."라는 힌트가 적혀있거나

건드릴 수 없는 위치의 스위치를 작동시킬 수 있는 방법(부메랑, 화살, 망치, 다른 스위치 등)을

얻게 되고 이를 통해 계속 진행할 수 있다.

NPC가 힌트를 알려주는 경우도 있고... 힌트가 명시적으로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에 "이렇게 하면 될 것 같은데?"하고 했을 때 딱 되면 정말 기쁘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고 싶은데 스포일링이 될 것 같아서 (...) ㅋ

진행하다보면 링크의 앞길을 막는 나쁜 애들(...)이 등장한다.

싸우자~! ㅇㅅㅇ~

영웅물에서 빼먹을 수 없는 전투.

전투도 훌륭하다. 재미있다.

전투 방식은 그냥 터치 펜으로 찍으면-_- 끝난다. 평범한 잡몹들은 그 한 방에 끝.

전투 시간은 0.8초 정도? ... 진행이 시원시원하다.

약간 까다로운 타입의 몹이 등장하기도 한다. 바로 때리면 전기에 감전당하기 때문에 부메랑으로

기절시킨 후에 잡아야 하거나 화살로 잡거나 타이밍 맞춰서 전기 사라졌을 때 때려잡거나.

공격을 막는 애들도 있다. 얘네들은 얘네들이 공격하길 기다렸다가 그 빈틈을 노려야 한다. 부메랑으로

뒷통수를 노릴 수도 있고.

보스도 비슷하다. 보스는 평범한 공격이 먹히지 않는다.

지형지물을 이용하거나 특정 타이밍 때 노출되는 약점을 노려야 한다.

요약하면 이렇다.

전투에 이기기 위해선 머리를 써야한다.

순발력과 재치가 필요하다.

흥미진진하다.

요즘 많은 컴퓨터 게임의 전투는 이렇다.

전투를 이기기 위해선 내 시간을 들여 캐릭터의 공격력을 올리고 방어력을 올려야 한다.

레벨을 올리기 위해 몹을 잡고, 더 캐릭터를 강하게 만들기 위해 아이템을 얻는다.

그리고 전투는 그냥 공격시켜놓고 상대방의 체력이 나보다 빨리 닳는 걸 보며 흐뭇해 하면 된다.

이런 거 나는 지루해서 재미가 없다 -_-;

뭐 많은 게임들이 지루한 느낌을 안 주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쓰고 있지만

빌어먹을 기본 틀은 바꿀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

나의 생명력과 상대방 생명력, 공격력과 방어력이 숫자로 표현되고 그 숫자들이

전투 승패의 대부분을 좌우한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그 숫자를 어떻게든 올려야 하는데

그 과정은 보통 노가다, 지루하다.

숫자들의 싸움을 즐기게 한 건 과거의 흔적이라고 생각한다.

프로세서 성능이 별로 좋지 않을 땐 숫자와 텍스트로 게임을 표현했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전투를 그렇게 모델링할 수밖에(나 한 번치고 쟤 한 번치고, 데미지는

공격력 빼기 방어력~) 없었던 것.

하지만 막강한 프로세서를 가진 지금도 많은 게임들이 저 모델을 따르고 있다.

마법을 쓰면 화려한 반짝반짝 이펙트가 생긴다.

방금 만든 캐릭터가 쓰는 마법도 대마법사의 그것과 비슷하다.

자, 그리고 몬스터가 마법에 맞으면 반드시 그 데미지가

위에서 얘기한 것과 같은 식을 통해 숫자로 나타나야 한다.

생각없이 관성적으로 만드는 듯한 MMORPG.

아. 왜 계속 게임 후기 쓰는데 다른 게임 욕을 하게 되지 -_-;;

여튼 젤다의 전설은 그렇지 않다 ㅇㅅㅇ~

해상에서의 배 조종, 가끔씩 나오는 미니게임도 흥미진진함을 유지하는데 크게 일조한다.

그래픽도 NDS의 한계를 생각해봤을 때 훌륭하다.

어설픈 3D로 어울리게 잘 표현했다. 시점은 기본적으로 비스듬한 탑뷰인데 가끔씩 보스전 같은 곳에서

약간 다른 시점에서(활을 쏘기 쉽게 1인칭에 가까운 시점이라든지) 플레이하는 것도 괜찮았다.

보스의 중압감이라든지 캐릭터의 움직임, 연출도 생동감있다.

그리고 가끔씩 나오는 2D 회상씬은 완전 내 스타일이었다.

마치 초등학교 교실 뒷편에 붙어있을 법한 단순하고 알록달록한 느낌!

거칠거칠한 천을 가위로 잘라 붙인 것 같은?

게다가 이런 이미지는 나도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프로그램을 따로 짜든 일러스트레이터를 쓰든.

언젠간 꼭 써봐야지.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스토리.

애초에 그냥 공주를 구하러가는 초록색 꼬맹이의 이야기라 진지한 스토리를 기대하진 않았지만

젤다 공주와 링크가 어떤 관계인지 알 수 있는 아무런 일도 없었기 때문에

링크가 젤다 공주를 구하기 위해 절박히 매달리는데 좀 공감할 수 없었달까.

그런 문맥이 좀 들어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던전 같은 것도 자연스럽지 않고 인위적으로 게임을 위해 만들어놓은 관문이란 느낌이 강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으니 다 용서해줄 수 있다 ㅋ

(근데 글에 너무 두서가 없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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