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대형 강의이고 호명으로 출석을 부르는데 조교는 고개도 안 들고 계속 이름만 부른다 -_-;
그래서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대출을 한다. 그래서 그냥 흔쾌히 대답했다..
"ㅎㅎ 네 해드릴게요."
그리곤 휙 강의실 밖으로 나가버리셨다.
에.
아무렇지 않게 대답해버리긴 했는데 좀 덜컥한 느낌이 들었다.
출석부에 이름 쓰는 식의 대출은 몇 번 해본 적 있지만 호명으로 출석부르는데서
대출을 해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 그러니까 다른 사람을 부르는데 내가 대답해야 하는 거잖아?
이름 쓰는 식은 그냥 끄적끄적 적으면 그만인데.
호...혹시 대출하는 거 들키면 어떡하지.
목소리를 확 바꾸어야 하나!
그, 그래. 내 이름 부를 땐 평소보다 약간 더 크고 잘 들리게 하고
이 분 이름 부를 땐 약간 작고 길게 늘어지게 대답하는 거야!
기-_-긴장할 필요없어! 다른 사람들도 많이 하는 거잖아!
조교가 출석을 부르기 시작한다.
머릿 속이 살짝 희미해지는 느낌이 든다.
생각은 이렇게 하고 있지만 막상 호명했을 때 제대로 대답할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남을 속이려면 나부터 속여야 한다.
'나는 박OO이다, 나는 박OO이다, 나는 박OO이다...'
몇 번 속으로 되뇐다.
"유영대!"
"예! -_-;;"
... 내 이름부터 나와서 대답 못할 뻔 했다-_-;
계획대로 크게 대답했다. 내 이름에 대답하는 건 평소에도 하는 거니 익숙하지.
드디어 때가 온 것인가!
긴장하지 말고 긴장하지 말고. 이건 아무것도 아냐.
그...근데 대출은 나쁜 거잖아?
난 나쁜 짓을 하겠구나.
양심을 속이는 거야.
하지만 그 분은 날 믿고 부탁했잖아.
이러한 사소한 것도 못하고 그 분의 기대를 져버릴 순 없어.
자.
그 분의 이름은 거의 끝에 있어서 마음을 가다듬을 시간은 충분했다.
"박OO!"
"예~?!"
...
느닷없이 나와서 얼떨결에 대답한 것처럼 되어버리긴 했지만 그래도 대답했다.
조교는 고개를 그대로 출석부에 파묻은 채로 다음 이름을 불렀다.
오?
된 건가!
대답한 순간부터 두근두근 뛰기 시작한 심장이 조금씩 안도의 한숨을 쉬기 시작한다.
와.
난생 처음 한 호명 대출 성공 >_<
하하하.
역시 해보니 아무것도 아니잖아!
음. 하아. 역시 이런 거에도 이렇게 마음 졸이는 거 보면 난 어디가서 나쁜 짓은 못 할 것 같아 -_-;
<- 마피아 게임에서 시민하면 잘 하면서 마피아 걸리면 바보되는 1人 ...
두근대며 '나는 박00이야, 박00' 하다가, 예? 하는거, 넘 재밋어.
근데 그 박가놈 나쁜 자슥이야.
심은대로 거두어야지, 남을 초조감에 몰아넣고(덕분에 빵돌이는 어디가서 나쁜짓하고 오리발 못내미는 성품을 깨닫게해주는 계기가 되긴 했지만 . . .나중에 바람피고 마누라에게 걸려두 못 잡아 떼면 불상사여~) 지는 으쓱했을거 아냐?! 무슨 사정으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담 부터는 냉정하게 거절해. 너가 검은 머리로 돌아가면서 '다시 길 물어보기 좋은 인상'으로 되돌아 온 덕분에 만만해서 부탁한거 아냐? 내 아들에게 불법행위 시키고 지는 룰루랄라 봄의 수목을 즐긴거 아냐? 뒷풀이를 단단히 하거라. 그런 애들 맘 약한 사람 이용해서 노력안하고 요행수로 사는거 학습될라.
아는 사람끼리 대출해주고 그럴 수도 있지 모 (...)
나 그렇게 깐깐한 성격은 아니잖아 ㅋㅋ
허어...... 당장 다음학기부터 복학인데. 나도 한번도 해본 적 없구먼. 나 소심해서 그런거 진짜 못할것 같은데 ㄷㄷㄷ-_-;;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