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된 인간의 그릇된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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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못 한다.

밤에 일찍 자려고 누워도 잠이 오질 않아 늦게 자게 된다.

이런 말을 하며 일어나도 참 잘 어울릴 것 같다.

오늘도 지루한 하루가 시작되었도다.

할 일은 많지만 외모도, 대인관계도, 일도, 작업도 모두 슬럼프다.

유재를 통해 UMC라는 래퍼를 알게 됐다.

몇 개 들어보니까 좋아서 어제 2집 사왔다.

퉁명스럽고 남을 가르치려는 듯한 목소리가 맘에 들었다.

자영이란 노래에 이런 가사가 참 와닿더라.

일이 잘 안 풀리는 아는 가수 지망 동생과의 대화가 주제다.

기획사 때문에 아님 연기력 때문에 가창력 때문에 아님 춤실력 때문에 곡이 안 좋아서

아니 외모가 딸려서 몸매가 안 돼서 아님 이슈가 안 터져서

작품이 안 좋아서 아님 홍보가 딸려서 널 밀어주는 사람들의 스펙이 딸려서

아니 넌 돈과 바꿀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영혼을 팔지 않았어 그게 이유라고

니가 사랑스럽고 아름답다해도

겉보기에 멋진 능력이 있어도

영혼을 팔기 전까진 결코 행복한 날은 오지 않아

행복하기 위해선 영혼을 팔아야한다는 내용의 가사가,

내 입으로 부를 때마다 가느다란 전율을 만들어낸다.

게임에, 수능에, 여자에.

이때까지 살면서 몇 번씩 영혼을 팔아 왔었는데...

이제 더 이상은 팔 영혼이 없는 걸까.

이대로 나태하게 살아가도 되는 걸까.

이제 서울대 나왔고, 아버지 돈 많고,

내가 딱히 특출나지 않아도 아버지한테 좀 잘 보이고 살면

한국이란 사회에서 모나지 않게 무난히 살기엔

충분한 위치에 이미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할 수 있다니 나도 참 더럽게 축축 늘어진 상태인가보다.

뭐 잠시 이렇게 지내는 건 괜찮겠지.

이제 4월, 운동 센터도 공사 끝나고 재개장해서 스쿼시도 등록했다.

이제 전 집 주인한테서 못 받은 전세금 받아서 지금 집 보증금 메우고

치과 가서 사랑니 뽑고

신청한지 엄청 지난 학생증 발급되면 받고

게임 만들던 거 정리하고 랩에서 지금 만들고 있는 프로그램 완성하고

주문한 TV 오면 달아놓고 Wii도 사서 달고 XBox도 도로 가져오고

늦어버린 집들이 한 번 하고 나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오겠지.

다시 영혼을 팔 수 있는 상태의 나로

그렇게 될 수 있겠지.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

아니, 그렇게 돼야 해.

남들이 얘기하는 행복의 기준을 만족하더라도

결코 평범하게 시간을 때우며 살다 가고 싶진 않으니깐.

  1. MCP 2009.03.31 Modify Delete Reply # 음; 그래서;;
    돈과 바꿀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영혼을 팔 생각이냐?

    UMC 2집에선 오히려 Your O.W.N 이 더 교훈적이었다고 생각하는데;;
    Dish 2009.03.31 Modify Delete # 그럼, 영혼을 팔고나서도 뭐 더 팔 게 남으면 더 팔겠다.
    그래야 모든 걸 걸었다고 얘기할 수 있지 않겠어?
    MCP 2009.03.31 Modify Delete # 음; 돈에 영혼을 판다는 건 보통 나쁜 의미 아닌가; [..]
    이 곡은 '니가 자신의 쏘울을 담은 연기를 하지 못해서 니가 실패하는거야' 라는게 메시지가 아니라
    '니가 인간다운 방법을 고집하며, 똥꼬빨러 다니지 않기 때문에 안 되는거야.' 라는 메시지로 보이는데;

    이 곡에서 "영혼을 팔자!" 라는 교훈을 얻는 사람도 있다니 좀 의외인데? [..]
    Dish 2009.03.31 Modify Delete # ㅇㅇ 어느 쪽이든 난 그렇게 할 수 있으면 할 듯
  2. rakhazel 2009.03.31 Modify Delete Reply # 간만에 올라온 그릇된 인간다운 글이군 ㄲㄲ
    Dish 2009.03.31 Modify Delete # 훗 너의 갈굼을 기다리고 있었다
    rakhazel 2009.03.31 Modify Delete # 이런 메조
  3. 슈레인 2009.03.31 Modify Delete Reply # 헐 돈 많다니 부럽 ㅠㅠ 밥이나 좀 사시죠.
    Dish 2009.03.31 Modify Delete # 난 돈 없얽
  4. 영탱탱볼 2009.03.31 Modify Delete Reply # 하지만 게임 만들던 거는 언제 정리하게 될까

    ...
    Dish 2009.04.01 Modify Delete # 5월 달에 내자 ㅠ
  5. syllys 2009.03.31 Modify Delete Reply # 집들이해요 ㅋㅋㅋ
    아 오리부터.. 지난주엔 죄송 ㅠ_ㅠ
    Dish 2009.04.01 Modify Delete # 그래 나 보러 나오기 귀찮다 이거지-_-
  6. 飛烏 2009.04.01 Modify Delete Reply # UMC 2집 참 좋지 ㅎㅎ
    Dish 2009.04.01 Modify Delete # 알고 계시다니 매니악하신 듯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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