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C 갤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이번에 고향 갔다왔는데 거기서 나온 말.
예전부터 아버지는 나에게 한의사나 법조계 직업을 권하셨다.
수능 끝나고 대학 입학 원서를 고려대 전기전자와 서울대 전기컴퓨터에 넣었다.
다군에 하나 더 쓸 수 있는데 다군은 별로 넣을 곳이 없어보여서 안 넣으려고 했었다.
근데 아버지랑 담임 선생님이 안 가도 좋으니까 경희대 한의예에 넣어보라고 하셨다.
별도로 귀찮게 면접을 보거나 하는 곳은 아니었기에
붙어도 안 갑니다? 하고 넣었다.
고대, 서울대 합격 통지를 받고 경희 한의예는 나중에 추가합격자로 통지를 받았다.
(확실히 한의사 하려는 사람이 더럽게 많긴 한가보다)
그러고나서 혹시나하고 걱정했던 게 현실이 되었다.
아버지께서 경희 한의대로 가라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신 거다.
에잇-_- 돼도 안 간다고 했잖아욧! ...
합격자들한테 등록 의사를 물어보는 전화가 도는데
경희대에서 전화 왔을 때 내가 집에 없었다.
그래서 아버지께서 "지금 학생이 없으니 나중에 연락을 주겠다."고
거기에 말하시고 나를 설득하려고 하셨다.
그러게 먼저 말씀드렸건만!
딱 전화 받고
어? 경희대 한의대요?? 그게 어디 있는 지잡대인가요 ^^;;
ㅈㅅ ; 우리 애는 서울대 컴공 갈 거라서요 ㅋ
하면 쿨하고 좋잖아(?)
(... 여기 오는 사람 중에 경희대생은 없겠지?)
흠.
여튼 아버지가 대학가는 게 아니고 내가 대학가는 거니 당연히 서울대 컴공으로 왔다.
나는 꿈에 그리던 엔지니어, 프로그래머, 개발자가 되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나를 한의사로 만드는 꿈을 포기하셨다.
(설마 "야-_- 너 수능 다시 쳐" 하시지는-_-)
하지만 아직 사시를 포기하시진 않았다.
볼 때마다 사법고시 치라고 하신다.
변리사가 돈 많이 벌고 좋으니 하라고 하신다.
근데 난 관심 없는 걸.
돈 많이 버는 건 나도 좋다.
근데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까지 벌고 싶지는 않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개발자로선 불안한 무한 경쟁 체제라도 감수할 마음이 있다.
대박의 꿈이긴 하지만 잘 하면 변리사든 의사든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벌 수도 있고.
사법고시를 쳐서 사회의 한 부분이 되거나
의사가 되어서 사람을 건강하게 해주는 일도 분명히 가치 있는 일이지만
나에겐 엔지니어가 되어서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만큼 가슴 벅찬 게 없다.
분명히 대우주에 맞서 인간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건 수학과 과학, 그리고 공학이니까.
응.
그러니까, 당연하지만 아버지가 아무리 말씀하셔도 씨알도-_- 안 먹힌다.
그러다보니 이번엔 심지어 이런 발언까지 하신 것이다.
내가 사법고시해서 합격하면 10억 주시겠단다.
...
아버지가 나를 웃기는 일은 잘 없는데 웃겼다 -_-;;
10억이 아니라 김태희랑 결혼시켜준다고 하면 조금 고민해볼 지도 모르겠다.
10억 받고 변리사 되기 vs 엔지니어 계속 하기
이 물음의 정답은 역시 고자되기인가.
글이랑은 상관 없는 거지만 DC 힛갤 펌. 뽀뽀뽀 + 야인시대.